(KBS공영노동조합 성명서)

사측은 정필모 씨에 대해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

공영방송 KBS를 욕보인 정필모 씨가 KBS 화면에 장시간 등장했다.
4월 6일 어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개최된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더불어시민당> 토론 대표로 나온 것이다.

  우리는 우선 선관위에 항의한다. 공영방송의 존립 근거를 가차 없이 훼손한 사람이 공영방송 화면에 등장하는 것을 강제하는 것은 선관위의 횡포다. 비례대표 후보자 토론의 방송이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라고 해도 편성권을 가진 방송사의 입장도 존중돼야 한다.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출연자에 대해서도 방송사가 비토권조차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영방송 체제에서나 있을 수 있는 잘못된 처사이다. 사측도 즉각 나서 선관위에 항의하라.

 정필모 씨에 대해서는 끝까지 단죄할 것이다. 우리는 인사혁신처와 국민권익위원회, 방통위원회를 상대로 그의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한 유권 해석과 필요한 조치의 이행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그의 정치권 투항이 제반 법 규정과 KBS 규정과 어긋난다는 점을 상세하게 지적했다. 정필모 씨가 법적 응징을 포함한 응당한 처벌을 받도록 공영노조는 모든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은 당장 정필모 씨를 후보에서 사퇴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불어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등 여권은 공정방송을 거론할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거하는 것이다. 방송의 공정성과 형평성, 정치적 중립은 그저 자신의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떠드는 것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KBS의 기자협회장과 PD협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한다는 의미에서라도 정 씨의 즉각적인 사퇴를 여당에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사측은 방송법 위반, 부정청탁 금지법 위반 등으로 정필모 씨에 대한 고발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라. 게다가 정 씨는 KBS 윤리강령과 세부시행기준이 정한 정치활동 제한범위를 명백하게 위반했다. 사측이 이를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이사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토론회에 나선 정 씨의 모습을 지켜보자니 참으로 가증스럽다. 그가 선관위원회에 신고한 재산 21억 7천 6백 96만 3천원의 내역 중에는 신반포로 건물(아파트)이 포함돼 있다. 2005년 정 씨는 10억 가까운 융자를 내서 그곳의 부동산을 사겠다며 동료들에게 자랑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어제 토론회에서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집값 상승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고 했던 전 정권의 최경환 탓이라고 했다. 이런 정 씨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정 씨는 당장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하길 바란다. 설령 그가 끝내 의원 자리를 꿰찬다 하더라도 앞으로 공영방송 KBS는 절대로 그를 방송 화면에 내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2020년 4월 7일 KBS공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