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사건 재심 무죄판결에 대하여>
헌법재판소 2001. 9. 27. 선고 2000헌마238·302(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내용에 따르면 이미 공적 기관에 의해 제주4.3사건 희생자의 범위와 관련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된 바 있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며, 인민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북한 공산정권을 지지하면서 미군정기간 공권력의 집행기관인 경찰과 그 가족, 제헌의회의원선거 관련인사·선거종사자 또는 자신과 반대되는 정치적 이념을 전파하는 자와 그 가족들을 가해하기 위하여 무장세력을 조직하고 동원하여 공격한 행위까지 무제한적으로 포용하는 것은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심각한 훼손을 초래한다. 이러한 헌법의 지향이념에다가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된 배경 및 경위와 동법의 제정목적, 그리고 동법에 규정되고 있는 '희생자'에 대한 개념인식을 통하여 보면 수괴급 공산무장병력지휘관 또는 중간간부로서 군경의 진압에 주도적·적극적으로 대항한 자, 모험적 도발을 직·간접적으로 지도 또는 사주함으로써 제주4·3사건 발발의 책임이 있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핵심간부, 기타 무장유격대와 협력하여 진압 군경 및 동인들의 가족, 제헌선거관여자 등을 살해한 자, 경찰 등의 가옥과 경찰관서 등 공공시설에 대한 방화를 적극적으로 주도한 자와 같은 자들은 '희생자'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비록 제주4.3사건 관련한 재판 자료들이 유실되어 정확한 공소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검사와 판사는 무단히 실체적 진실을 묻어두고 득세하는 정치세력이 지지하는 왜곡된 사실관계를 손쉽게 취할것이 아니라 과거 4.3사건 관련자들이 처벌되기까지 정부가 보유하게 된 총체적인 모든 자료들을 샅샅이 찾아 검토해보고 그들이 과연 위 헌법재판소가 판시하는 바와 같은 "진정한 희생자인가" 여부를 우선적으로 확정지어야만 할 것이다.
제주4.3특별법은 그 근본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여정 속에서 희생된 그야말로 무고한 분들을 위해 제정된 것으로 단순히 4.3사건 당시의 단순한 모든 사망자가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 중에는 공산주의를 찬양하며 나라를 수복하고자 했던 이들이 엄연히 뒤섞여는바, 이들에 대해서까지 만연히 희생자임을 인정하게 되면 위 특별법의 제정 취지 자체가 무색한 것이 되어버릴 것이다.
이러한 특별법의 입법취지에 따를 경우, 만일 제주4.3사건의 재심 재판과 관련하여 근거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공소사실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다면 법적으로 이것은 결코 무죄가 되기 어렵다. 유무죄의 판단은 공소사실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바, 공소사실 자체가 불분명하니 필연적으로 무죄 판단은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제주법원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대거 무죄가 선고되고 있다 하니, 과연 판사들이 법리로써 판결을 내리는 것인지, 감성으로써 판결을 내리는 것인지 의문이며 그로 인해 추후 법학계와 역사학계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짐에는 법원과 검찰의 4.3사건 역사왜곡 행위로 인한 짐까지 더 해질 우려가 있다고 본다.
생각컨대, 4.3사건 희생자와 관련해서는 피아식별이 핵심이다. 사건 파악의 무게추가 자꾸 이를 벗어나다 보니 피아식별에의 의지없이 재심 등 재판이 진행되고 만연히 무죄판결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법원이 공식적으로, 과거 공산주의의 발현과 그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협했던 사실을 덮어버리는 모습을 보자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